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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어부의 영원한 사랑

by 매공녀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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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닷가 마을에 전설이 생겼습니다.

 

'느티나무 신령을 모시는 처녀를 사랑했던 청년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남몰래 사랑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령을 모시는 처녀는 사랑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신령이 노하였습니다.

 

신령은 청년이 고기잡이하러 나가자 모진 비바람을 몰아쳤습니다.

 

청년은 신령의 노여움을  풀고자 스스로를 바다의 제물로 바쳤습니다.

 

남은 어부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청년이 죽었다는 말을 들은 처녀는 청년을 따라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청년이 죽은 곳 까지는 천길이나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신비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무도 못 찾던 두 사람의 시체가 꼭 껴안은 채 마을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살아서는 사랑을 못 이루었지만,

 

죽어서  혼령이 되어 신령의 노여움에도 불구하고 바닷속에서 서로를 찾아 사랑을 이룬 것입니다.

신령의 노여움도 그들의 사랑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 신령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두 젊은 청년과 처녀가 더 마을을 지켜주고 사랑해 줄 것이라 믿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 사당에 청년과 처녀의 혼령을 모셨습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믿었습니다.

 

잠실 석촌호수

 

 이 작은 바닷가 마을에 특별한 날이 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느티나무 사당에 모여들었습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정갈한 옷을 입고 정성껏 차린 제사상을 차렸습니다.

 

1년에 단 한 번 사당에 문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젊은 어부였던 청년과 신령의 신녀였던 처녀가 서로를 꼭 껴안고 고향의 마을로 돌아왔던 그날입니다.

 


 바로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사당에 청년과 처녀의 혼령을 모셔두고 절대로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두 여인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리고 오직 특별한 그날에만 문을 열고 제사를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감사와 위로와 기원으로 하루를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날은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매년 이맘때 험한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아지는 것을 이상스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두 여인이 살아 못다 한 사랑을 바닷속에서 이루는 회한이 천지를 진동한다고 믿었기입니다.

 

 그날은 신령을 모신다고 처녀의 사랑을 가로막았던 우매함을 반성하며 뉘우치는 날입니다.

 

사랑의 힘이 죽어서까지 얼마나 큰 기적을 일으키는 것인지 경건하게 되새기는 날인 것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서로가 맹세한 대로 영혼이 지켜지길 기원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혼령이 이 작은 마을에 풍요와 안녕을 지켜주는 것에 감사해야 하며 두 손 모아 비는 날인 것입니다.

 

 

그날,

 

사랑을 약속한 젊은 남녀가 반드시 사당의 두 혼령 앞에서 깊은 절을 하였습니다.

 

'우리의 사랑을 영원히 지켜주세요......, '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미노스의 가족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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