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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부모만한 역할 모델은 없다

by 매공녀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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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따르면 '당신의 자녀가 당신을 닮아도 좋습니까?'

라는 질문에 90% 이상의 성인 남녀가 '절대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한다.

이는 자녀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였겠지만, 부모 스스로 자녀의 모범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의 결과이기도 했다.

 

경기고등학교라고 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관립 고등학교이자, 1970년대 초 고교평준화 제도 실시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고등학교였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KS'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이 말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나온 인재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그런 만큼 고교평준화 이전의 경기고등학교를 나온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금도 우리나라 각계각층이 원로, 혹은 중진으로 대접을 받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우연히 경기고등학교의 학교 신문을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학교 신문이었던 거 같다.

 

이 신문의 글들 가운데 유독 내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바로 이 2대와 3대에 걸쳐서 경기고등학교 동문을 이루고 있는 가족에 대한 기사였다.

 

 그 기사는 아들이 아버지를, 혹은 손자가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자손으로서, 그리고 학교 후배로서 어떻게 선대를, 선배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싣고 있다.

 

그런데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선대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당신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결같이 이런 말을 했다.

 

 

2023. 05. 14 일요일

 

 

"아버님(할아버님)은 제게 이래라저래라 하시는 경우가 별로 없으셨습니다.

 

 단지 저는 당신 곁에서 당신이 생활하시는 모습을 흉내 내려고 했을 뿐입니다.

 

당신께서 새벽 늦은 시간까지 책과 씨름하시면 저도 그걸 따라 하게 됐고, 당신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시면 저도 흉내를 내곤 했지요.

 

하지만 저는 지금 생각해도 아버님이(할아버님)의 그런 모습을 반도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그 기사 속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결코 말로 강요하지 않는 그것,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것은 바로 부모로서의 모범적인 역할 모델의 전형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는 자서전을 즐겨 읽는 편이다.

한 인간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 신화를 이룩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배울 점도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샘 윌튼도 있었고, 윈스턴 처칠도 있었다.

 

 하지만 삶의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정작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자서전에서 읽은 성공 신화의 주인공들이 아니었다.

 

바로 내 아버지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내게 이런 말을 자주 하셨다.

 

 

"삶은 당연히 열심히 사는 거다.

 그것이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란다."

 

 

내 아버지는 남들처럼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사회적으로 명예를 얻거나 성공한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사업 확장으로 부모가 난 경험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한평생 어장을 운영하며 7남매를 키워 오신 분이다.

 

하지만 성실과 근면으로 늘 치열하게 살아온 아버지의 삶의 자세는 내게 있어 어떤 화려한 위인전보다 중요한 역할 모델이 돼 주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자녀에게 부모만한 역할 모델은 없다고 믿는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윌트는 대공항 시절 채권 회수를 담당한 아버지와 함께 여러 농가들을 찾게 되었다.

 

대공항의 여파로 오랫동안 정들었던 농가와 농토를 빚 때문에 넘길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슬픔을 보면서 '결코 가난해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뒤 부자로 성공했다.

 

 피카소는 어린 시절부터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을 길러 준 아버지의 도움으로 세계적인 화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부모는 자녀에게 있어서 인생의 산 표본이자 자화상이다.

 

우리말 가운데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문화 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으로부터 유래된 이 말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을 통해 가르침을 얻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랑 너무 똑같아서 나무랄 수가 없더라."

 

 

어느 아버지의 이 말에서 버릇없고 실망스러운 자녀의 모습이 부모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말이면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고, 집 안에서 뒹굴며 TV 채널만 돌리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아이는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부모는 평소 책 한 권 읽지 않으면서 아이한테만 독서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다고 얼마나 교육 측면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신의 자녀가 당신을 닮아도 좋습니까?'라는 질문에 90% 이상의 성인 남녀가 '절대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한다.

 

이는 자녀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였겠지만, 부모 스스로 자녀의 모범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의 결과이기도 했다.

 

 탈선하는 아이들의 대다수가 자기 경영에 실패한 부모를 두고 있다는 조사 결과 또한 자녀를 둔 부모라며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지금 아이의 눈에 비치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가 어떻게 자라 어떤 사람이 될지 기대하고 신경 쓰기에 앞서 부모인 나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부터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10년 후 성공하는 아이 이렇게 키워라/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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