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선택하기

직업을 선택하기

아버지는 나의 성격의 특성, 특히 나의 기질로 볼 때 인문계 김나지움보다는 실업학교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평소 아버지는 나에게 뛰어난 그림 재주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실업계 쪽을 더욱 고집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김나지움에서는 회화 과목이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의 생각에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생활고를 직접 체험했으므로 인문계 공부는 비실용적이라서 중요시할 것이 못 된다는 점이 더해졌을 것이다.

아버지는 원칙적으로 아들도 자기처럼 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관리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설득이나 '간곡한' 훈계도 내 결심을 바꿀 수는 없었다.

나는 관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무조건 싫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함으로써 나로 하여금 그 직업에 대한 애착과 관심을 가지게 하려고 애를 썼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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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역할: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도 없이 관청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따분하게 서식용지의 칸이나 메우며 보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나를 관리로 출세시키려는 아버지의 생각과 나이 원칙적인 반대 의사가 맞서는 동안은 그 충동을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의 계획이 아버지의 계획과 정면으로 대립하기에 이르자 문제는 훨씬 어렵게 되었다.

12세 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어느 날 나는 장차 화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확고히 했다.

 

물론 나는 그림에 자신이 있었다.

사실 아버지가 나를 실업학교에 보낸 이유도 바로 그 그림 때문이었으니까.

 

마침내 아버지는 자신의 의사와는 반대로 나의 결심이 뜻밖에도 강경한 것을 알고 장차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올림픽 공원내

공감력: 다른 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능력

나는 화가가 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한동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던 아버지는 "뭐? 환쟁이가 되겠다고?" 라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내가 과연 제정신인지 의심했다.

혹시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나의 결심이 매우 진지하고 확고부동한 것을 알고는 그 특유의 고집을 내세워 반대했다.

당시 아버지가 내린 결단은 지나치게 단순했다.

그는 내게 실제로 어떤 재능이 있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환쟁이라니!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절대로 안 된다".

이렇게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나의 주장을 묵살했으나, 나 역시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립은 오래가지 않아 매우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아버지는 사뭇 분개했고, 나 역시 아버지를 사랑하고는 있었지만 내심으로는 몹시 화가 났다.

아버지는 나의 그림 공부를 금지해 버렸다.

"가족: 사랑과 연결의 힘"

나도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공공연하게 아버지와 맞설 수는 없었다.

아버지의 뜻이 더없이 강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나는 침묵 속에서 내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나는 그림 공부면 열중하고 실업학교의 공부는 게을리하기로 했다.

그러면 아버지도 좋든 싫든 아들이 그토록 절실하게 갈망하는 것을 막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나의 이 계산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모르나, 아무튼 학교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만 사실이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 장차 하나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은 열중했다.

그림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게으름을 부리자, 학교 성적은 과목 또는 내 가치 판단에 따라 극에서 극을 달렸다.

'수'나 '우'가 있는가 하면 '양'이나 '가'도 있었다.

특히 지리 성적은 뛰어나게 좋았고, 세계사는 더욱 좋았다.

이 두 과목만은 반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나의 투쟁/A. 히틀러/이명성 옮김.